가을 詩 3편 - '코스모스', '황금 들녘과 성당', '기와집의 대추'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세 가지 소재(코스모스, 황금 들녘과 성당, 기와집 대추)로 가을 냄새가 진하게 느껴질 詩.







1. 코스모스 – "바람의 무희"

하늘 한 조각 뚝 떨어뜨린 듯

연분홍 치마폭 나풀대는 길가에

수줍은 듯 고개 내민 코스모스여

가을 마중 나온 단아한 무희여

여름날의 맹렬함이 사그라진 자리

어느새 스며든 선선한 바람결에

가녀린 줄기 흔들며 미소 짓는

너의 속삭임은 바람의 노래

가을 햇살 포근히 스며드는 오후

나른한 벌 한 마리 찾아와 앉고

조용히 날개 접은 나비 한 쌍은

꿀 같은 시간 속에 깊이 잠겨드네

화려함은 아니어도 고고한 자태

흙내음 머금은 초록 잎새 사이

오밀조밀 모여 피어난 작은 꽃잎

마음 저 깊은 곳 평화를 심어주네

가을은 그렇게 너와 함께 시작되고

지는 노을빛에 더욱 붉어지는 얼굴

가을 한복판을 향해 피어나는 너는

지나간 계절의 아쉬움을 달래는 위안

바람 불어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강인함 속에 숨겨진 부드러운 향기

코끝 스치는 그리움 같은 단정함이

가을날의 추억을 고이 물들여 놓네










2. 황금 들녘과 성당 – "풍요의 언덕, 신의 미소"

황금빛 물결 너울지는 지평선 위로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의 합창

고개 숙인 이삭마다 담긴 생명의 무게

가을볕 아래 익어가는 땅의 숨결

바람이 지나간 자리, 파도처럼 일렁이며

풍년의 노래를 속삭이는 들판

땀 흘린 농부의 주름진 미소처럼

넉넉한 가슴으로 안아주는 대지여

그 너른 품 저 너머 저녁 노을 물든 하늘

길고 뾰족한 첨탑 홀로 우뚝 서 있네

세월의 풍파 견딘 굳건한 성당은

침묵 속에 울리는 간절한 기도처럼

황금 들녘을 굽어보는 신의 눈빛인가

가을의 풍요를 축복하는 듯한 형상

경건함과 아름다움이 한데 어우러져

세상 속 고요한 영원의 메시지를 전하네

낮은 곳을 비추는 따스한 빛줄기처럼

벼알 하나하나에 깃든 생명의 신비

가을은 그렇게 땅과 하늘의 조화 속에서

넉넉한 마음의 평화를 선물하는 계절이네








3. 기와집의 대추 – "시간의 지붕 위, 붉은 약속"

고즈넉한 기와지붕 아래

묵직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집

처마 끝 매달린 붉은 구슬들아

가을 햇살 머금고 영롱하게 빛나네

가을바람 솔솔 부는 뜰 안에는

옛 이야기 흐르는 듯 정겹고

잘 익은 대추알마다 담긴 시간은

어머니의 손맛처럼 달콤한 약속

초록 잎새 사이 숨바꼭질하듯

빼꼼히 얼굴 내민 탐스런 대추

한 알 따 입에 넣으면 번지는 단맛은

가을날의 풍경을 더욱 깊게 새기네

기와 능선 따라 춤추는 그림자

오랜 침묵 속에 깃든 고향의 향기

대추나무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넉넉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네

밤 깊어 서리 내리면 더욱 붉어지고

가을 걷이 끝난 들녘을 바라보며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대추차 한 잔

마음의 갈증까지 촉촉이 적셔주네

낡은 기와 위에 피어난 붉은 생명

그 단단한 알맹이 속에 담긴 기원

소박하지만 진정한 가을의 풍요를

가장 한국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詩를 빙자한 가을 이야기를 작은 화면에 아주 안정적인 가을날에 담아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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