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COEX, 스타필드의 연말 풍경/K-pop’s COEX, Starfield’s Year-End Scenery
🎄 K팝의 COEX, 스타필드의 연말 풍경
- 서울의 심장 박동, COEX의 화려한 겨울
오늘도 코엑스(COEX) 안 스타필드는 거대한 인파와 빛으로 넘실댄다. 건물 외벽을 장식한 화려한 조명들이 일찌감치 연말의 시작을 알렸고, 중앙 광장에 우뚝 선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는 서울의 겨울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가까이 다가서자 반짝이는 장식과 거대한 루돌프 인형, 연말연시를 축하하는 인사말들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이곳을 가득 메운 것은 물건을 사려는 사람뿐만이 아니다. 손에 휴대폰을 들고 최고의 각도를 찾는 '셀카족'들, 사랑하는 사람과 트리 앞에서 환하게 웃는 연인들, 유모차를 밀며 쇼핑을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이 뒤섞여 활기찬 에너지를 분출한다. 세일 기간을 맞아 득템의 기쁨을 누리는 쇼핑객들의 얼굴에도 설렘이 가득하다. 이처럼 압도적인 화려함과 소비의 활력은 단순한 쇼핑몰의 풍경을 넘어, 지금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부(富)와 역동적인 경제 활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코엑스의 겨울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경제 주체의 심장이 박동하는 소리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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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s COEX, Starfield’s Year-End Scenery
- The Beating Heart of Seoul, COEX’s Dazzling Winter
Today, inside COEX’s Starfield, waves of people and light surge together. The building’s exterior, adorned with brilliant illuminations, has already announced the arrival of the holiday season, while the towering Christmas tree in the central plaza has become an iconic symbol of Seoul’s winter. As you draw closer, sparkling ornaments, a giant Rudolph figure, and cheerful holiday greetings fill your view.
It isn’t only shoppers who crowd this place. There are “selfie enthusiasts” searching for the perfect angle with their phones, couples smiling brightly in front of the tree, and families pushing strollers while enjoying their shopping. Faces of bargain hunters glow with excitement as they celebrate their finds during the sale season.
This overwhelming spectacle of brilliance and consumer energy goes far beyond the scenery of an ordinary shopping mall. It symbolically reflects the wealth and dynamic economic activity that Korea enjoys today. The winter of COEX is nothing less than the heartbeat of the great economic entity that is the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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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EX가 그려낸 경제 도약의 지도
COEX와 그를 둘러싼 삼성동 일대는 대한민국 경제 지도를 설명하는 핵심 축이다. 불과 수십 년 전, 이곳은 논밭과 황무지에 가까웠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정부의 집중적인 수출 주도형 성장 전략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압축 성장을 통해 서울의 경제 중심축은 전통적인 북쪽을 넘어 역동적인 남쪽, 즉 강남으로 이동했다.
내가 오늘 코엑스에서 경험한 물건을 고르고,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경험의 순간들은 이 성장의 결과물이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번잡함과 럭셔리 브랜드 매장, 그리고 길게 늘어선 맛집 대기 줄은 이제 중산층 이상의 강력한 소비력이 형성되었음을 증명한다. 특히 연말연시에 터져 나오는 대규모 소비 붐은 국민 경제 전반의 구매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경제적 풍요를 축하하고 과시하는 주체이며, 코엑스는 이 축하의 무대인 셈이다. 이 땅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발전했다는 경험적 사실이 이곳에 응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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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역설적인 기적
코엑스의 화려한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북쪽으로는 항상 예측 불가능한 안보 리스크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지만, 그 위협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기적의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 역설적인 성공은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국민들의 헌신적인 근면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꼽을 수 있다. 폐허에서 시작해 오직 후손들에게 더 나은 삶을 물려주겠다는 일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던 세대의 희생이 있었다.
둘째, 정부는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수출 중심의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셋째, 1990년대 이후부터는 IT 산업을 필두로 한 신산업 육성에 집중하여, 이제는 세계를 선도하는 첨단 기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내가 오늘 트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이 순간의 자유와 풍요는, 이 모든 복합적인 노력의 결과다. 휴전선 아래에서 끊임없이 긴장해야 하는 국가가 이토록 화려하고 여유로운 연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분단국가 성장의 역설적인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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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함 뒤의 그림자, 성장의 숙제
하지만 코엑스의 번쩍이는 빛 뒤에는 성장이 남긴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이곳에 모여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 뒤편에는 여전히 빈부 격차라는 문제도 있다. 모두가 코엑스에서 여유로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장의 빛이 미치지 못한 곳에서는 치열한 경쟁 사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특히 미래를 준비해야 할 청년 세대는 높은 주거 비용과 불안정한 고용 환경 속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 화려한 연말은 잠시 위로를 주지만,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숙제들은 여전히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은 경제 발전의 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세대 간의 단절, 그리고 통일이라는 아득한 과제와 어느 나라의 문제처럼 빈부차이는 항상 같은 고민도 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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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배를 들며 미래를 묻다
COEX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밤하늘을 밝히는 순간, 나는 단순한 상업 시설의 조명탑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성공적인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본다. 이곳에서의 설레는 경험은 과거의 피땀 어린 노력과 현재의 부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상황을 극복하고 경이로운 발전을 이룩해냈다.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분단국가의 '기적'은 한 단계 더 진화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우리는 성장의 속도를 넘어, 성장의 열매를 모두가 공평하게 나눌 수 있는 포용적인 사회를 건설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오늘 코엑스에서 사진을 찍고, 쇼핑을 즐기며 마주한 이 화려한 연말의 축제는 잠시의 휴식처이자, 우리가 이룬 것에 대한 축배다. 동시에 이는 우리가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시대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던지는 질문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겨울은 여전히 뜨겁고, 그 열기는 미래를 향해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서울의 연말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처럼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