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잘 찍는 법-사진에게 말걸기(1)/How to Take Good Photos–Talking to the Photo (1)
사진 잘 찍는 법-사진에게 말걸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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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에서 먹이를 놓치고 정지한 갈매기 |
(이 사진은 갈매기가 매번 같은 같은 자리에 먹이를 던지다가 다른 곳으로 빠르게 던져주면 항상, 그 자리로만 주는 줄 알고 갸우뚱한 표정이다)
- 프레임 속 순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
우리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담는 행위는 단순히 빛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선다. 사진 한 장은 찍는 이의 시선과 감정이 담긴 작은 우주다. 하지만 그 우주가 보는 이에게 감동이나 재미를 전달하려면, 무언가 결정적인 한 수가 필요하다. 바로 사진에게 말을 붙여주는 일이다.
많은 사람이 좋은 사진은 구도와 노출, 흔들림 없는 선명함이라고 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상에는 이미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진이 너무 많다. 이제 사진 공부의 첫걸음은 기술이 아닌 감성에 집중해야 한다.
사진이 단지 빛의 기록물로 남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 기록에 의미를 더하고, 공감을 일으키고, 때로는 유쾌한 상상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이 바로 사진에게 말을 거는 행위다. 사진을 찍는 순간, 내 눈앞의 피사체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지 귀 기울이는 경험이 필요하다.
Breathing Life into a Moment Within the Frame.
The act of capturing the world through a camera lens goes beyond merely recording light.A single photograph is a small universe filled with the photographer’s gaze and emotions.Yet for that universe to move or delight the viewer, something decisive is required—the act of speaking to the photo.Many people say a good photograph is about composition, exposure, and sharpness without blur.But that alone is not enough. The world is already full of technically perfect images.
Now, the first step in learning photography must be to focus not on technique, but on emotion.We do not want a photograph to remain only as a record of light.
We want to add meaning to that record, to spark empathy, and sometimes to infuse it with playful imagination.
That is what it means to speak to a photo.
In the moment of taking a picture, we need to listen closely to what the subject before our eyes is whispering to us.
내 경험을 돌이켜본다. 겨울의 찬 공기 속에서 먹이를 찾는 까치나, 징검다리 위에서 포즈를 취하는 학생들, 혹은 앙상한 가지 위에서 대치하는 고양이와 새의 모습을 담을 때, 나는 그들을 관찰자로 바라보는 것을 멈춘다. 대신 그들이 지금 처한 상황과 심정을 상상한다. 까치는 얼마나 눈이 시릴까, 청솔모는 얼마나 배가 고플까, 학생들은 지금 무슨 장난을 치고 있을까. 그들의 일상 속 짧은 순간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그 해석을 짧은 문장으로 사진 옆에 붙이는 순간, 그 사진은 비로소 나만의 이야기가 된다.
이 작업은 사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아주 즐거운 놀이다. 그냥 눈밭을 지나는 까치가 '달달한 척' 눈을 오물거리는 순간이 되고, 경계심 가득한 청솔모의 눈빛이 '씹을 것 좀 달라'는 투정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처럼 찍는 이의 상상력이 더해지면 사진은 더 이상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짧은 드라마, 생생한 코미디가 된다. 오늘은 그 유쾌한 작업, 즉 사진에 의미와 이야기를 더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사진에게 말걸기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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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관람객 |
사진..
어떤 것을 담아도 그 의미가 있어야 한다.
오늘은..어제는, 그 전에는 ..그리고 지금 담은 사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그 곳에 말을 붙여주는 일이다.
그냥 담기만 한다면 그저 사진일 뿐이다.
그래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사진에 이야기와 공감하는 글을
붙이는 일이다.
아래같이 몇 장을 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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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등사이로-나는-철새무리 |
애들아 뛰지 말고 걸어라..
올라오다가 가로등에 걸리면 엎어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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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참새 |
부시락..부시락..
아참..문짝이 없어도 뒷간을 찍는 건 좀...
두리번 두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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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에서 볕을 쬐는 참새들 |
얘들아..
벽에 대고 기도하는 척해..
덩어리 렌즈가 또 왔다.
그냥 주기도문을 뒤로라도 우물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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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중인-가마우찌 |
어...시원하다.
절절 끓는구나..
어허...시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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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감을-먹는-직박구리 |
언감생식,
아무리 엄동설한이라고 해도
언감은 생식이 최고야.
후루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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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검다리-인증샷 |
아랏써.
잘 뛰어..
셋 하면 물 속으로 점프를 하는거야..
아랏찌..
하...나...............두......울...........
^^;;
-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재구성하는 즐거움
사진에 말을 거는 이 유희는 단순히 재미로 그치지 않는다. 이 과정은 사진을 찍는 이의 시선과 관점을 날카롭게 만드는 훈련이다. 그냥 예쁘게 찍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철새들이 줄을 지어 날아가는 사진에서 '가로등'을 위험물처럼 배치한 것은 단순한 구도 이상의 의미를 만든다. 완벽한 자연의 대열 속에 인간 문명의 부자연스러운 존재를 슬쩍 끼워 넣어 긴장감을 유발하는 시각이다. 또 가마우지가 물속에서 숨을 쉬러 나온 모습을 마치 뜨거운 온천에서 시원함을 느끼는 사람처럼 묘사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아는 대상을 전혀 다른 상황에 대입해버리는 창의적인 재구성에 해당한다.
모든 사진은 순간의 기록이지만, 그 기록에 스토리를 입히는 순간 시간은 확장된다. 사진이 찍힌 전후 상황, 피사체의 감정, 그리고 관찰자인 나의 상상까지 모두 그 한 장에 응축된다. 내가 던진 먹이 쪽을 바라보며 허공에 멈춰 선 갈매기의 모습에서는 다음 동작을 상상하게 만들고, 얼굴을 가리는 여학생들의 모습에서는 몰래 일탈을 감행한 듯한 짜릿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이처럼 사진에 말을 붙이는 행위는 나만의 시선이 곧 콘텐츠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남들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대상을 찍었더라도, 그 순간의 피사체에게 말을 걸어 얻어낸 문장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것은 저작권 문제도 없으며,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나만의 독창성이다.
사진 찍기의 즐거움은 이제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서 멈추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그 사진을 꺼내어 보고, 그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두 번째 사진 찍기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더 깊이 관찰하고, 더 유쾌하게 해석하며,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을 더 잘 표현하게 된다. 이제부터 사진 공부는 기술적인 완벽함이 아닌, '이야기를 담는 깊이'를 목표로 삼자. 이 즐거운 놀이 자체가 곧 최고의 사진 실력 향상 비법이 될 것이다.







